유전은 신체 측면에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성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연구자들은 쌍생아 연구를 통해서 성격의 유전 가능성을 검증해 왔다. 행동 유전학자들에 의하면 일란성 쌍생아는 완전히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이란성 쌍생아는 유전적으로 약 50% 정도가 동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자란 환경이 동일하지만, 이 두 유형의 쌍생아 사이에 성격의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 연구자는 이와 같은 방식을 이용하여 성격 특질이 일정 부분 유전된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평균 연령이 55개월 된 동성의 쌍생아 139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성격 특질을 조사했다. 그들은 쌍생아의 어머니에게 자녀의 정서 반응, 활동 정도, 사회성 등을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일란성 쌍생아가 이란성 쌍생아보다 정서 반응, 활동 정도, 사회성에서 더 비슷했다. 따라서 위의 연구 결과는 일란성 쌍둥이가 이란성 쌍생아보다 유전적으로 더 비슷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같은 집에서 기른 쌍생아들과 태어나자마자 서로 다른 집에서 자란 쌍생아들에게 성격검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쌍생아들이 같은 집에서 자랐는지 그 여부와 관계없이 일란성 쌍생아가 이란성 쌍생아보다 더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성격이 어느 정도 유전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연구자는 쌍생아들을 대상으로 행동과 태도의 유사성을 연구했는데, 이러한 연구들에서도 유전의 영향이 매우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한 연구에서 3000쌍의 일란성 혹은 이란성 쌍생아들에게 사형제도, 검열제도, 누드촌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정치적 및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이러한 주제에 대한 태도가 일란성 쌍생아들에게 더 유사했다. 이러한 결과는 생물학적 요인이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태도나 신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정신 역동적 접근
성격에 대한 정신 역동적 접근은 인간의 행동을 의식이나 무의식 세계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소 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에는 서로 상충적인 동기와 그에 따른 여러 갈등이 들어있다. 이 접근은 Freud의 정신분석이론과 그의 추종자들의 이론들을 모두 포괄해서 정신 역동적 접근이라 부르고 있다. 이 접근에 의하면 성격은 주로 의식 밖의 영역에서 작용하는 욕구, 갈망, 충동에 의해 형성되며, 이들은 때로 정서적 문제의 원인이 된다. 정신 역동적 접근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신념에 기초한다. 첫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진짜 동기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둘째 불쾌한 생각과 동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여기서는 Freud와 Jung의 이론을 소개하고자 한다.
Freud의 정신분석 이론
정신분석 이론은 주로 초기 아동기 경험, 무의식적 동기와 갈등, 성적 또는 공격적 충동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인간의 성격 및 심리 장애를 설명하고 있다. 정신분석 이론의 창시자인 Freud는 19세기 말 빈에서 신경과 수련을 받으며 많은 환자를 치료하였다. 그는 수련 과정에서 신체 마비와 같은 신체적인 증상이 정서적 혼란 때문에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에는 이러한 증후군을 히스테리라고 불렀는데, 그는 이렇게 다양한 환자를 관찰하며 우리의 마음속에 무의식이 존재한다고 추론하였다. 예를 들면,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실제 감정을 실언으로 나타내고 꿈을 통해 감추어진 욕구를 표현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Freud의 신념은 마음의 대부분이 숨어 있고 의식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은 수면위로 떠 있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수면 아래에 훨씬 큰 무의식이 존재하는데, 여기에는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사고, 소망, 감정, 기억 등이 들어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무의식적 내용 중에서도 사람들이 인정하기에는 너무 위협적이어서 일부러 억압함으로써 의식으로부터 강제로 몰아내는, 용납할 수 없는 사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의식적으로 자각할 수 없어도 골치 아픈 감정과 생각들이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때로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일, 가지고 있는 신념, 일상 습관 징후 등과 같이 위장된 형태로 표현하기도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이전에 의식하지 못한 감정과 갈등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신분석이 할 일이라고 보았다.
인식의 수준과 성격의 구조
인식 수준을 의식 세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의식은 특정 시점에서 인식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지금 의식은 현재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어떤 느낌을 느끼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것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전의식은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의식 수준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으로, 인식의 표면 밑에 있는 내용을 말한다. 일주일 전 누구와 만나 저녁 식사를 했는지는 조금만 생각하면 쉽게 기억해 낼 수 있는 내용이다. 무의식은 의식적 인식이 어렵지만 행동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고, 기억, 욕구를 말한다. 아동기의 외상, 부모에 대한 감추어진 적대감, 억압된 성적 욕구 등이 무의식에 속한다. 수면 위로 보이는 의식이나 전의식은 수면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무의식에 비해 극히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Freud는 성격을 원초아 등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구조로 보고, 우리의 행동은 이 세 요소가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보았다. 이 세 가지 요소 간 상호작용의 상대적 강도 즉, 어떤 체계가 더 우세한가가 개인의 성격 기본 구조를 결정한다고 보았다. 먼저 원초아는 출생할 때부터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생물학적인 추동을 가지고 있는 부분으로, 성격의 가장 원초적인 부분이며 자아와 초자아도 여기서 발달한다. 원초아는 먹고 마시고 배설하려는 욕구, 고통을 피하고 성적 쾌락을 추구하려는 욕구 등을 가지고 있다. 공격성도 기본적인 생물학적 추동의 하나로 보았다. 실제로 그는 전 생애에 걸쳐 성적 추동과 공격적 추동이 성격의 가장 중요한 본능적 결정 요인이라고 생각했다. 원초아는 이러한 충동을 즉각적으로 만족시키려는 쾌락 원리에 따라 작동한다. 즉, 어린아이처럼 외적 환경과 관계없이 지속해서 쾌락을 얻고 고통을 피하려고 한다. 이처럼 원초아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원하기만 하는 것으로 이것은 일차 과정으로 원시적, 비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