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검사의 유형

미처 다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심리검사들이 개발되어 사회의 다양한 장면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수많은 심리검사 하나씩 그 특징을 살펴보는 것으로는 심리검사 전반을 파악하기가 불가능할 것이며, 아마도 일반적인 특징에 따라 분류하면 좀 더 간편하게 심리검사 전반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실시 및 응답 방식
검사를 그 실시 방식에 따라 집단검사와 개인 검사로 구분할 수 있다. 집단검사의 경우 한 사람의 검사자가 동시에 여러 사람의 수검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다. 주로 질문 지형 검사에서 사용하는 이 방식은 한꺼번에 여러 사람을 검사할 수 있고 또한 검사자가 고도로 훈련된 사람이 아니라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에서 효율성이 높다. 그러나 검사 상황에서 보일 수 있는 개인마다의 다양한 과제 접근방식 등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효과적으로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다. 개인 검사는 검사자가 한 사람의 수검자와 면대면 상황에서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의 검사이다. 이 방식에서는 수검자의 독특한 특성과 행동, 과제 접근방식 등을 관찰할 수 있고, 검사의 진행을 잘 통제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어 수검자의 능력이나 성향을 보다 더 정확하고 풍부하게 파악할 수 있다. 검사를 응답의 방식에 따라 선택형 검사와 진술형 검사로 구분할 수도 있다. 선택형 검사의 경우 검사 문항에 대해 예/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다~매우 그렇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응답하도록 만들어진 검사다. 진술형 검사는 예를 들어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무슨 뜻입니까?", "생각한다"라는 단어의 뜻이 무엇입니까?"와 같이 매우 다양한 응답이 가능한 문항들로 구성된 검사다. 선택형 검사의 경우 반응의 종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채점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진술형 검사의 경우 점수화가 매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수검자가 매우 다양한 내용의 응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해석이 풍부하다는 중요한 장점이 있다. 검사를 언어성 검사와 비언어성 검사로 구분할 수도 있다. 언어성 검사는 말이나 글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검사다. 비언어성 검사는 그림이나 동작으로 질문하고 동작으로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언어는 문화와 교육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 점에서 문화권이나 교육 환경이 다른 배경의 사람들에게는 언어성 검사가 제약받을 수 있다. 이런 경우 동작성 검사가 특히 유용하다. 언어적 의사소통 능력이 잘 발달하지 못한 아주 어린 아동의 경우에도 비언어적인 방식의 검사가 유용하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장병의 선발에 사용한 군사용 적성검사인 아미 베타 검사의 경우 영어를 알지 못하는 미국인들을 위해 개발된 검사이다. 
최대 수행 검사와 전형적 수행 검사
심리검사를 최대 수행검사와 전형적 수행검사로 구분하는 것도 검사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대 수행검사(또는 능력 검사)란 각 문항에서 정답과 오답이 존재하는 검사로, 이 유형의 검사에서 얻은 높은 점수는 수검자의 지식, 기능 또는 발달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심리검사는 지능검사이며, 그밖에 학업성취 검사, 다양한 종류의 발달 수준 검사, 신경 심리검사 등이 있다. 임상 및 상담 장면과 교육 장면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최대 수행 검사인 지능검사는 다음 절에서보다 더 상세하게 살펴보겠다. 최대 수행 검사는 성취검사와 적성검사로 구분할 수도 있다. 성취검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훈련과 경험을 통해 수검자가 습득한 지식과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에 적성검사는 수검자가 앞으로의 경험과 훈련으로 성취할 수 있는 정도 즉, 미래 수행을 예측하기 위한 것이다. 성취검사와 적성검사는 검사의 내용에 따른 차이라기보다는 검사 결과의 용도에 따른 구분이다. 즉, 같은 검사도 수검자가 지금까지 성취한 것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면 성취검사, 앞으로의 수행을 예측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 적성검사가 된다. 대표적인 능력 검사인 지능검사는 검사에서 나온 점수를 어떻게 개념화하고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성취검사로도 분류되고 적성검사로도 분류된다. 지능검사에서 산출된 점수, 즉 IQ는 개인이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잠재력과 함께 현재까지의 경험과 훈련을 통해 습득한 지적 능력의 총합이다. 그런 점에서 지능검사는 성취검사로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 IQ는 적절한 교육적 배치를 결정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그런 점에서 지능검사는 적성검사이기도 하다. 다른 예로 대입 수능시험을 생각해 보자. 대학교 입시 담당자는 학생이 입학하여 교과과정을 잘 따라갈 수 있는지를 예측하기 위해 수능시험 점수를 사용할 것이다. 이 경우 대입 수능시험은 적성검사에 해당한다. 그러나 고등학교의 진학지도 교사가 지난 3년간 학생들을 지도한 방식에 따라 수능시험 점수가 어떻게 향상되었는가를 판단하고자 한다면 수능시험은 성취검사에 해당한다. 최대 수행 검사는 정확도 검사와 속도 검사, 그리고 이 둘을 결합한 형태의 검사로도 구분할 수 있다. 정확도 검사는 수검자가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되 정답을 제공하는지 여부로 점수가 결정된다. 속도 검사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면 정답을 제공할 수 있는 과제에서 제한된 시간 내의 얼마나 정답을 많이 하는지에 따라 점수가 결정되는 유형의 검사이다. 전형적 수행 검사(또는 성향 검사)란 문항에 대한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응답을 하는가에 따라 수검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유형의 검사다. 예를 들어, "당신은 다른 사람들과의 긴말한 접촉이 없이 혼자서 작업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고 싶습니까?"와 같은 문항에서 정답이 무엇일까? 이러한 유형의 문항에서는 정답과 오답이 없고 예/아니오, 또는 전혀 그렇지 않다~ 매우 그렇다 중 어떤 쪽에 응답하는지에 따라 수검자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분류하게 된다. 정서 양상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성격검사가 이 유형에 속하며, 그 밖에 정신병리를 평가하기 위한 많은 심리검사가 여기에 속한다. 전형적 수행검사는 성격과 정신병리를 평가하기 위해 빈번하게 사용하는 유형으로 자기보고 형 검사와 투사검사가 이 유형에 속한다. 자기 보고형 검사는 흔히 알고 있는 '질문 지형 검사'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심리검사 중 거의 대부분이 이 유형에 속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유형 검사의 문항은 개인의 내적 상태, 경험, 기억 등에 대한 질문들로 구성된다. 이와 같은 개인적 특성들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본인한테 직접 물어볼 때 가장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유형의 검사는 가치가 큰 자료를 얻을 수 있는 도구이다.
다만 이 검사를 통해 얻는 자료는 수검자가 자신이 인식하고 기억하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응답해 줄 때만 가치가 있다. 수검자가 자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심리검사를 받는 경우 진실한 응답을 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이 검사를 통해 정확하면서도 풍부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수검자가 자신의 실제 경험과 기억에 따라 있는 그대로 응답하지 않는다면 이 검사에서 얻은 자료는 왜곡된 것이거나 가치가 없는 것이 된다. 이 점이 자기보고 형 심리검사의 가장 큰 약점이다. 실제로 임상 장면에서 수검자가 자신의 내적 경험을 숨기려 하는 경우나 실제보다 과장되게 호소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또 다른 문제로 수검자가 자신의 내적 상태와 경험을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이 유형의 검사는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어린 아동들이나 지적 기능의 감퇴가 현저하게 있는 노인성 치매 등의 경우 이 유형의 검사를 사용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