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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정신건강과 행복

by 럭키리타 2023.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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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예측 요인

행복의 조건 즉, 행복을 예측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학생들에게 자기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답변이 주로 돈 즉, 물질적 풍요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가장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행복의 선행요건은 성별, 수입 등의 객관적 조건이다. 그런데 정말로 객관적 조건이 행복을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일까? 실제 돈 등 개인의 객관적 조건은 그 사람의 행복을 예측하는 데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아, 행복의 총 변량 중 10%정도 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행복을 가장 잘 설명하는 요인은 유전적으로 정해지는 행복의 기저선으로, 행복의 전체 변량 중 약 50%를 예측한다. 나머지 40% 정도는 의도적 활동이 설명한다. 행복을 예측하는 이 세 가지 측면을 살펴보겠다. 

행복의 기저선

행복은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아,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으로 정해지 행복의 기저선이 존재한다. 사람들이 평생 누리는 행복의 수준은 이 기저선보다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도 있지만 그것을 크게 벗어 나지는 않는다. 즉, 개인이 경험할 수 있는 최상의 행복 수준과 최저의 행복 수준의 범위는 그 사람이 가지고 태어난 유전적 정보에 의해 상당 부분 정해진다. 

행복이 유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사실은 쌍둥이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를 100% 공유하고, 이란성 쌍둥이는 유전자를 50% 정도 공유한다. 따라서 행복이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면, 일란성 쌍둥이 간 행복 수준의 유사성은 이란성 쌍둥이보다 커야 한다. 연구팀은 365쌍의 일란성 쌍둥이와 608쌍의 이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쌍둥이들 간 행복 수준의 유사성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일란성 쌍둥이 간 행복 점수는 평균 37의 정적 상관이, 이란성 쌍둥이 간 행복 점수는 평균 10의 정적 상관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행복이 상당 부분 유전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른 쌍둥이 연구에서는 행복 변화량의 44%~52%는 유전의 영향을 받지만, 사회경제적 지위, 교육 수준, 결혼 여부, 가족의 경제적 수준 환경적 요인은 모두 합해도 행복의 3% 정도밖에 설명하지 못했다. 

타고나는 유전적 정보가 개인이 경험하는 행복의 범위를 어느 정도 정한다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긍정적 사건들 때문에 행복 수준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특정한 사건으로 인해 경험하는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행복 수준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도 못한다.

즉, 사람들의 장기적 행복 수준은 상당히 안정적이고 일관적이다. 심지어, 복권 1등에 당첨되는 굉장히 좋은 일이나 사고로 인해 전신 마비 또는 하반신 마비가 되는 명백한 어려움도 전반적인 행복 수준에 생각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호주에서 6년간 4차례에 걸쳐 수집한 대규모 패널 연구의 종단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행복 수준은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대체로 개인의 행복 기준선으로 회귀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외적인 환경의 변화나 경험, 사건 등으로 인한 행복 수준의 변화가 개인의 행복 기저 수준으로 회귀한다면, 구체적으로 긍정적 사건이나 부정적 사건이 개인의 행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115명의 참가자를 2년간 추적한 종단 연구를 통해 긍정적 사건이건 부정적 사건이건 어떤 한 사건이 행복 수준에 미치는 영향은 약 3개월, 길어도 6개월 동안만 유지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의 참가자들이 보고한 삶의 이벤트 중 긍정적인 사건에는 '친한 친구를 새로 사귐'과 같은 비교적 일상적인 사건부터 '결혼'과 같은 중요한 사건까지 다양한 사건이 들어 있었다. 부정적인 사건에도 마찬가지로 '5킬로 이상 살이 찜'과 같은 가벼운 사건에서부터 '친한 친구의 죽음'과 같은 무거운 사건까지 다양한 범위의 사건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참가자들의 행복(삶에 대한 만족감, 긍정적 정서, 부정적 정서)은 개인이 최근에 경험한 사건에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람들은 대부분 3~6개월이 지나면 그 사건으로 인한 행복이나 불행을 더 이상 경험하지 않고 기존의 행복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처럼 크고 작은 사건으로 인해 행복 수준이 일시적으로 변화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유전적 영향으로 정해진 행복의 기저 수준으로 회귀하는데, 그 이유는 적응 때문이다. 어두운 곳에 있다가 밝은 곳으로 나오면 처음에는 눈이 부시지만 빛에 적응하여 눈부심이 사라지듯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상황이 정서에 미친 영향의 강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줄어든다. 이를 '쾌락적 적응'이라 한다. 우리는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는 것처럼 긍정적 상황에 놓이면 일정 기간 자기 행복 기저선보다 더 높은 수준의 행복을 누릴 수 있지만, 이 긍정적 사건에 곧 적응함으로써 그것이 긍정적 정서에 미치는 영향의 강도가 점차 약해져 마침내 사라진다. 쾌락적 적응은 부정적 상황과 부정적 정서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사람들은 연인과 헤어진 직후에는 강한 슬픔과 아픔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그 영향이 약해져 마침내 사라진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한 가지 일에서 크게 성공하면 이후의 삶은 계속해서 행복할 것이라는 왜곡된 믿음을 많이 가지고 있다. 고등학생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면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하고, 직장인은 승진해서 연봉이 오르면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하며, 복권을 산 사람들은 복권만 당첨되면 자신이 인생이 단번에 역전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성공으로 인해 달라진 행복 수준은 금세 제 자리로 돌아온다. 반대로 부정적인 사건으로 인해 떨어진 행복 수준도 생각보다 빨리 원상태로 돌아온다. 이처럼 쾌락적 적응 때문에 행복도 불행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지속해서 향상된 행복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 한 번의 큰 쾌락을 위해 삶의 가치 있는 것들을 미뤄 두고 희생시키는 전략보다, 소소한 작은 행복을 빈번하게 경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 경험의 강도보다는 빈도가 전반적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드물게 경험하는 강한 긍정 정서보다는 빈번하게 경험하는 잔잔한 긍정 정서가 행복을 더 잘 예측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행복을 아이스크림에 비유해 보았는데, 아이스크림은 금방 녹아버리기 때문에 지속해서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나 삶의 경험, 사건이 만든 행복의 변화가 동일한 수준으로 기저선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주위에서 특별히 큰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그 사건 이후로 원래의 행복을 되찾지 못하고 지속해서 불행해하는 모습들을 목격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신체적 장애를 입는 경우에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떨어진 행복 수준이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 심각한 장애처럼 삶의 전반에 지속적이고 강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건의 경우 시간이 지나도 기저선 수준으로 행복의 쾌락적 적응이 일어나지 않거나 매우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 또한 쾌락적 적응의 정도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장애 정도가 심각할수록 행복 수준은 더 많이 떨어졌고, 낮아진 행복 수준이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되었다. 긍정적 사건으로 인한 행복 수준의 적응에서도 개인차가 있다. 예를 들어 결혼으로 향상된 삶에 대한 만족감은 결혼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의 행복 기저선 수준으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결혼 당시 결혼에 대하여 정서적으로 강하게 반응한 사람은 결혼 이후 상당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기저선까지 적응하지 않고 높은 행복 수준을 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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