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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행복에 대한 심리학 연구

by 럭키리타 2023.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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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대한 심리학 연구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이후이며, 1984년에 '주관적 안녕감'이라는 논문은 행복이 심리학 연구의 주제로 전면에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는 행복 연구의 중요성에 대하여 심리학자들 사이에 공감이 이루어지며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행복에 관하여 전 세계에서 이루어진 연구를 집대성해 놓은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에는 2018년 현재 전 세계에서 이루어진 행복 관련 연구 12,061편의 출판물 정보가 담겨 있다. 



행복과 불행의 독립성

심리학자들이 행복에 대해 오랜 기간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불행의 반대가 곧 행복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인간의 심리적 문제를 파악해서 없애면 저절로 행복해질 것이기 때문에 행복에 대한 연구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오랜 세월 동안 인간에 대한 '질병 모형'을 가지고 우울 공포 공격성, 등의 심리적, 정신적 문제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연구해 왔다. 이처럼 인간의 부정적 측면을 집중해서 연구한 결과, 오늘날 많은 심리적 문제의 정체를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게 되었다. 또한 수많은 심리적 문제를 예방하거나 관리할 수 있게 되었고 심지어 때로는 완치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정말 심리적 문제의 해결에서 달성한 이러한 놀라운 성과가 사람들의 행복을 증진했을까? 그렇지 않다. 정신적 건강(심리적 문제,불행)은 서로 다른 별개의 차원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 해 동안 하나 이상의 정신 장애를 가진 미국 성인의 비율이 26%였다. 만약 정신적 질병이 없는 상태가 곧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상태라면, 풍성한 삶을 사는 사람은 전체에서 26%를 제외한 74%이어야 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이와 많은 차이가 있었다. 풍성한 삶을 살고 있다고 보고한 사람의 비율은 불과 전체의 17%에 지나지 않았다. 즉, 정신장애를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 중에서도 일부만이 풍성한 삶을 살고 있었고 미국 성인의 57%는 정신 질환이 없으면서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못했다. 이것은 정신적 질환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건강하고 번영하고 유능하며 행복한 삶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행의 부재와 행복이 별개의 차원인 것처럼,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의 독립성은 정서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는 독립적인 요인으로, 하나의 수직선 위에 존재하는 양극단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긍정적인 감정을 많이 경험하는 사람은 부정적인 감정을 적게 경험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모두 많이 경험할 수도, 모두 적게 경험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즐거운 감정을 많이 경험한다고 해서 공포나 불안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저절로 적어지는 것은 아니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를 따로 측정하여 검증한 연구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행복 및 인간의 긍정적 측면에 대한 연구, 행복 증진을 위한 연구는 별도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행복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

연구자가 아닌 일반인들은 행복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행복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양하지만, 그들은 대체로 행복을 바람직한 것으로 여긴다. 사람들은 행복을 좋은 상태이자 좋은 삶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 생각하며, 행복한 삶이 질적으로 좋은 삶이라고 여긴다. 심지어 행복한 사람이 도덕적으로도 선하고 "천국에 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연구자들이 참가자들에게 행복, 의미, 부유함의 세 가지 중에서 좋은 삶과 도덕적으로 선한 삶을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순위를 매기도록 했을 때, 그들은 행복과 의미를 좋은 삶, 도덕적으로 선한 삶을 위해 더 중요한 요건으로 꼽았다.

그뿐만 아니라 행복은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국제적인 대규모 조사에서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행복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인생의 목표 중 하나라고 보고했다. 브라질 미국 이란 인도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의 사람들도 행복을 사랑과 함께 가장 중요성 가치의 상위에 위치시켰으며, 재산, 경제적 성공, 겉모습 등의 가치가 행복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국가는 없었다. 또한 사람들에게 세 가지 소원을 꼽도록 했을 때 행복은 꾸준히 이 목록 안에 들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은 행복을 바람직한 것, 좋은 삶을 위한 필수적인 요건으로 여겨 행복을 추구한다.



행복에 대한 쾌락주의적 접근과 자기실현적 접근

행복에 대한 연구에는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 한 가지는 자기실현적 관점으로 행복이 개인의 진정한 잠재력을 발전시키고 삶의 목적을 달성하는즉슨, 자기실현을 하는 삶을 살 때 경험된다고 본다. 자기실현적 접근법으로 행복을 연구한 Keyes 는 행복을 심리적 안녕감이라고 칭하고, 심리적 안녕감이 높은 삶은 긍정적인  사회적 기능을 하는 삶이라고 제안하였다. 심리적 안녕감은 자율성, 개인적 성장, 자기 수용, 삶의 목적, 환경 통제, 긍정적 관계성의 여섯 가지 요인으로 구성된다.

한편, 행복에 대한 또 다른 접근으로 쾌락주의적 관점은 쾌락적 감정 상태에 따른 만족스럽고 즐거운 삶을 행복한 삶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쾌락주의적 접근에서는 행복을 주관적 안녕감으로 개념화한다. 이 개념에는 행복을 평가하는 주체가 자기 자신이며 본질적으로 행복은 주관적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따라서 행복 즉, 주관적 안녕감은 자기 삶과 긍정적, 부정적 정서 경험에 대한 인지적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주관적 안녕감은 인지적 요인과 정서적 요인으로 구성된다. 인지적 요인은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감과 삶의 영역별 만족감이다. 즉, 자기 삶에 대하여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고, 삶의 중요한 영역에 대하여 만족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정서적 요인은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이다. 긍정적 정서를 빈번하게 경험하고 부정적 정서를 자주 경험하지 않는 것을 행복한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두 접근법이 행복의 서로 다른 측면을 조명하기는 하지만 상호배타적인 개념은 아니다. 실제로 주관적 안녕감과 개인적 성장(심리적 안녕)은 서로 정적 상관 관계를 맺고 있다. 즉, 주관적 안녕감이 높은 사람은 심리적 안녕감도 높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해야 하는 공부나 훈련 등을 미뤄 두고 당장의 표피적인 쾌락 추구만을 위해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는 행동이라든가, 소소하게 누릴 수 있는 현재의 행복을 미루고 먼 훗날의 발전된 자기 모습만을 그리며 모든 사회적 접촉을 끊고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는 행동처럼, 쾌락적 행복과 자기실현적 행복이 서로 겹치지 않는 영역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쾌락적으로 행복한 사람이 성장과 자기실현 측면에서는 낙제 점수를 받는 일은 드물고, 오히려 두 관점에서 말하는 행복이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일반인들도 이와 유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 좋은 삶의 특성을 물었을 때, 최종적으로 행복(쾌락적 측면)과 의미(자기실현적 측면)라는 두 개념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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