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개인의 행복 기저선에 대한 유전의 영향은 성격을 통해 이루어진다. 즉 정보가 성격 특질에 영향을 미치고 성격이 행복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유전적 영향이 행복에까지 미친다. 행복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성격적 특성은 외향성과 신경증이다. 긍정 정서는 외향성과는 강한 정적 상관 관계를 갖지만 부정 정서나 신경증과는 상관을 갖지 않는다. 반대로 부정 정서는 신경증과는 강한 정적 상관 관계를 맺지만 긍정 정서나 외향성과는 상관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외향성과 긍정적 정서 경험 및 주관적 안녕감 간의 정적 상관 관계는 확고한 연구 결과 중 하나이다. 외향적인 사람들 즉, 친근하며 사교적이고 주도적이며 활동적이고 자극 추구 성향이 강한 쾌활한 사람들이 조용하고 차분한 내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긍정적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한다. 외향성에 쾌활함이라는 하위 국면이 들어 있다는 점에서 외향성과 행복 간의 관계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실제로 다양한 측정 방법과 도구를 사용하여 행복과 외향성의 관계를 다른 연구를 종합한 결과 외향성과 행복 간 평균 상관 관계가 37~59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외향적인 사람들이 왜 행복할까? 한 가지 원인은 그들의 사교적인 성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높은 사교성 덕분에 더 많은 사람과 만나면서 그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긴데, 이와 같은 사회적 접촉은 긍정적 정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외향적인 사람들은 사회적인 기술 또한 내향적인 사람들에 비해서 뛰어나 사교적인 상황에서 보다 편하고 능숙하게 활동한다. 행복 수준이 상위 10%인 사람들 즉,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특성을 조사한 결과, 그들은 모두 사회적 관계가 매우 좋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좋은 사회적 관계는 행복의 필요조건이라고 제안했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행복한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의 보상 추구 적 성향 때문이다. 이러한 성향 덕분의 외향적인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심지어 내향적인 사람들이 더 편하게 여길 것 같은 홀로 보내는 비사회적인 상황에서조차 더 높은 긍정 정서를 경험한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보다 민감한 행동 접근 체계를 가지고 있다. 행동 접근 체계는 욕구 충 족적 동기를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보상이 주어지는 바람직한 목표를 향해 접근하는 행동을 하도록 한다. 즉, 외향적인 사람들은 꼭 사회적인 상황이 아니어도 보상적인 자극을 발견하여 이를 통해 긍정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하고 그래서 높은 수준의 행복을 누린다. 이처럼 여러 이유로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보다 행복 수준이 높기 쉽다. 그러나 외향성이 낮은 사람이라고 해서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외향성과 행복의 관계는 개인차 수준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내 차원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같은 사람이라도 더 외향적으로 행동할 때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도 단짝 친구와 함께 여행을 할때에는 출퇴근 시간에 버스에서 낯선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보다 더 외향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이처럼 같은 사람도 더 외향적으로 행동할 때 행복 수준이 더 높다. 연구에서 집단 토론 과제 관련 외향적으로 즉, 모험적이고 적극적으로, 활발하고 열정적이고 대담하게, 말을 많이 하도록 지시받아 집단이 내향적으로 활동하라는 지시를 받은 집단에 비해 토론 동안 더 많은 긍정 정서를 경험했다. 이와 유사한 결과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외향적 활동 특히, 타인과의 대화나 사교적 활동을 통해 얻는 행복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모르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의 이익은 일반적인 예상보다 현저히 크다. 특히 내향적인 사람일수록 외향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행복을 더욱 과소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관계 중심적 행복관을 가짐으로써 향상될 수 있는 행복 수준은 내향적인 사람들에게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사교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자기 행복을 증진할 것이라는 믿음이 실제로 사람들을 더욱 행복하게 할 수 있고, 그 효과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신경증은 외향성 이외에 행복을 설명하는 또 다른 중요한 성격 특질로, 이것은 부정적 정서 경험도 정적 상관을 갖는다. 신경증은 자주 불안하거나 우울하고 화가 나며, 충동적이고 스트레스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는 경향을 포함한다. 우리가 신경증을 '부정적 정서상' 이라고도 부를 만큼 부정적 정서 경험의 경향성은 신경증의 핵심적 특성이다.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분노, 슬픔, 공포 등의 일반적인 부정적 정서뿐 아니라, 죄책감 등의 자기 의식적 부정 정서 또한 많이 경험한다. 이처럼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이 부정 정서를 많이 경험하고 행복 수준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높은 회피적 동기와 관련이 있다. 외향적인 사람이 보상에 대한 접근 시스템에 민감한 것과는 달리, 신경증이 높은 사람은 부정적 결과를 회피하고자 하는, 행동 회피 시스템에 민감하다.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결과를 유발할 것 같은 행동이나 상황에서 강한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기 때문에 그 결과를 회피하고자 하는 동기가 강하다. 이처럼 높은 신경증은 행복에 불리한 측면을 가지고 있지만 적응적 측면도 가지고 있다. 신경증을 화재경보기에 비유해 보았다. 화재경보기가 민감하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빨리 알아차려 대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만, 작은 향초의 불꽃이나 부엌 가스레인지 불꽃에도 쉽게 오경보를 울리기 때문에 일상에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신경증이 높으면 부정적 단서에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높지만, 일상적인 평온한 환경에서는 부정 정서라는 경보기가 과하게 자주 울려 불안,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정서를 빈번하게 경험하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